『이너게임』
- 지은이: 티머시 골웨이
- 옮긴이: 최영돈
- 출판사: 오즈컨설팅

우리는 중요한 경기나 발표를 앞두고 스스로에게 수없이 되뇌곤 합니다. "정신 차려, 실수하면 안 돼!"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다짐은 종종 우리 몸을 더 굳게 만들고 결국 실수를 유발합니다. 왜 그럴까요?
티머시 골웨이의 『이너게임』은 그 원인이 우리 '마음속'에 있다고 말합니다. 우리 안에는 서로 다른 두 개의 '자아'가 존재하며, 이 둘의 관계가 우리의 모든 성과를 결정짓는다는 것입니다. 오늘은 책의 1부 「이너게임을 만나다」를 통해, 이 두 자아의 정체와 이너게임의 핵심 원리를 깊이 파헤쳐 보겠습니다.
1. 당신의 진짜 상대는 누구인가? 아우터 게임 vs. 이너 게임
저자는 우리가 하는 모든 게임을 두 가지 차원으로 나눕니다.
- 아우터 게임 (Outer Game): 외부의 상대와 벌이는 가시적인 게임입니다. 테니스 경기의 상대 선수, 비즈니스의 경쟁사 등을 상대로 외부의 장애물을 극복하고 정해진 목표(승리, 성공)를 달성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 이너 게임 (Inner Game): 우리 마음속에서 벌어지는 내면의 게임입니다. 이 게임의 상대는 바로 내 안의 방해꾼, 즉 '자기 비판', '불안', '두려움' 등입니다.
이너게임의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 두 자아, **'셀프 1'**과 **'셀프 2'**를 반드시 알아야 합니다.
- 자아 1 (Self 1): '지시하고 평가하는 자아' "무릎 더 굽혀!", "공 끝까지 봐!", "방금 샷은 엉망이었어!" 처럼 우리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떠들고, 지시하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바로 '셀프 1'입니다. 셀프 1은 자신이 모든 것을 통제해야 직성이 풀리며, 결과에 대해 끊임없이 평가하고 간섭합니다.
- 자아 2 (Self 2): '수행하고 느끼는 자아' '셀프 2'는 우리의 몸, 그리고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잠재력을 포함한 본연의 자아입니다. 수많은 경험을 통해 최적의 움직임을 기억하고, 외부의 정보를 본능적으로 처리하여 행동을 수행합니다. 아이가 넘어지면서 걸음마를 배우듯, '셀프 2'는 지시가 아닌 경험을 통해 학습하고 성장합니다.
결국 이너 게임의 목표는 시끄럽고 비판적인 '셀프 1'을 조용히 시키고,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셀프 2'가 방해 없이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최고의 성과는 '셀프 1'의 간섭이 최소화될 때 비로소 나타납니다.
2. '셀프 1'을 잠재우는 3가지 열쇠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셀프 1'의 간섭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저자는 '자아 1'을 억지로 누르는 대신, 자연스럽게 조용해지도록 만드는 3가지 핵심 요소를 제시합니다.
1) 비평가적인지 (Awareness): 비판 없이 관찰하기 '알아차림'은 '셀프 1'의 '좋다/나쁘다'라는 평가의 렌즈를 잠시 내려놓고, 일어나는 현상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서브에 실패했을 때 "역시 난 안돼!"라고 자책('자아 1'의 목소리)하는 대신, "공이 네트에 걸렸네. 토스가 평소보다 조금 낮았구나"라고 객관적인 사실만 바라보는 것입니다. 이러한 비판 없는 관찰은 '자아 1'이 비난할 거리를 주지 않습니다. 동시에 '자아 2'에게는 스스로 움직임을 수정하는 데 필요한 정확한 데이터를 제공해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2) 셀프2에 대한 신뢰 (Trust): '셀프 2'에게 맡기기 '신뢰'는 과도하게 통제하려는 '셀프 1'의 욕심을 내려놓고, '셀프 2'의 본능적인 능력을 믿어주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미 수많은 연습을 통해 '자아 2' 안에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축적해 두었습니다. 이제 와서 '자아 1'이 하나하나 지시하는 것은 오히려 '자아 2'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방해할 뿐입니다. '자아 2'가 가진 몸의 지혜를 믿고 맡길 때, 우리는 긴장을 풀고 편안한 집중 상태에서 최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3) 수행하는 사람에 의한 선택 (Choice): '셀프 1'에게 새로운 임무 주기 '선택'은 비판과 지시 대신 '셀프 1'에게 새로운 임무, 즉 '집중'이라는 임무를 주는 것과 같습니다. 예를 들어, 테니스공이 날아올 때 공의 '솔기' 회전에만 집중하기로 '선택'하는 것입니다. 딴생각을 할 틈 없이 하나의 대상에 온전히 집중하도록 만들면, '자아 1'은 비판과 걱정을 할 여유를 잃어버립니다. '자아 1'이 한 가지에 집중하며 바빠지면, '자아 2'는 비로소 내면의 평화 속에서 자유롭게 자신의 능력을 펼치게 됩니다.
3. 코트를 넘어 비즈니스로: 이너게임의 확산
『이너게임』의 원리는 스포츠계를 넘어 AT&T, IBM과 같은 대기업에서도 놀라운 성과를 만들어냈습니다. 비즈니스 현장에서 직원의 성과를 가로막는 것 역시 기술 부족('자아 2'의 문제)보다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나 과도한 스트레스 같은 '자아 1'의 방해 공작인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너 게임은 리더십, 팀워크, 창의성 등 모든 영역에서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보편적인 원리임이 증명된 것입니다.
마치며
책의 1부를 통해 우리는 성과를 가로막는 가장 큰 적이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안의 비판적인 목소리 '자아 1'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진정한 성장은 이 '자아 1'을 잠재우고, 내 안의 유능한 전문가 '자아 2'에게 온전한 신뢰를 보낼 때 시작됩니다.
당신의 머릿속에서는 지금 '자아 1'과 '자아 2' 중 어느 쪽의 목소리가 더 큰가요? 이 질문에 답하는 것부터 당신의 이너게임은 이미 시작된 것일지도 모릅니다.